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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영원한 7일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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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재회 이런, 지암. 나의 못난 제자. 내가 너를 잘못 평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구나. 성숙한 신의 음성이 머리에서 울려 퍼졌다. 입을 열지 않고도 말할 수 있다는 것처럼 차분하게 웃고 있는, 만물의 어머니로 보이는, 그분. “아…. 오랜만이에요, 선생님. 선생님은 낙제생이 재능을 보이는 건 영 좋아하지 않는 타입일 텐데, 어쩌지?” 그리고 바로 그 앞에, 작고 연약한, 어린, 미숙한, 너무나도 인간적인, 나의 신이 서 있었다. 모든 기억을 가지고, 원래 하자품이었기 때문에 부서질 수 없는 상태로. 만물의 어머니, 내 불효의 수신자, 그녀가, 불쾌한 듯이 지암을 바라본다. “솔직히 예상 밖이었단다. 평범한 인간은 자신의 모든 다중우주 속 기억을 머리에 넣고 정신 멀쩡하게 서 있을 수 없으니까. 하긴, 그 몸의 ..
이상형 이변은 원래 예상할 수 없게 일어나는 거라지만, 변하지 않으리라 굳게 믿었던 세상이 흔들리는 것은 사람에게 큰 충격을 주는 법이다. 세상이 고작 이딴 이유로 흔들려도 돼? 하고 다들 말할 테지만, 세스에겐 세상의 종말보다 지암의 변심이 더 세상을 뒤흔드는 일이었다. 그랬다. 항상 자신만을 좋아할 것 같던 대장에게 말 그대로의 이상형이 나타났다. 이전에도 몇 번 물어봤을 때 들었던 대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남자다. 그나마 자신의 취향에 근접한 건 샤슈 씨라고 했던가, 대장의 마음에 새로 들게 된 이 위르트라는 양반은 그와 조금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저 아저씨는 신인이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외형은…. 조금 자만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샤슈 씨의 풍채와 외견에 자신의 흐트러진 느낌을 합친 것 같았다. ..
첫 키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뱀의 깃털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재규어의 눈동자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