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구 파시오네 암살팀은 보스인 제 직속이 아니라 콘실리에리인 지베토 아마빌레 개인의 산하로 이전하겠습니다."
어린 보스와의 오랜 냉전은 그렇게 마무리 지어졌다. 그의 선언이 가지는 의미는 확실했다. 당신이 저지른 일은 스스로 책임지세요, 지베토. 우스운 일이었다. 마치 본인은 얄팍한 동료의식으로 한 사람에게 저주스러운 삶을 다시 부여하지 않았던 것처럼. 동시에, 이것은 자신이 저질렀고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건임을, 지베토 아마빌레는 너무나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었다. 나의 잘못이다. 이곳에 그의 있을 장소를 남겨주고 싶다는 월권행위를 용인해준 죠르노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렇게 소리치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먼저 공격을 한 것도 그들이고, 권력이 옮겨졌다고 하더라도 배신자를 남겨둘 수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처럼 ‘보스에 의해’ 있을 자리를, 주변 사람들을 전부 잃어야만 했던 그에게, 내가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곳에서 떠나 달라고, 그에게 갈 곳이 없다는 것쯤은 누구보다도 잘 아는데. 그렇기에 억지를 부렸다. 그는 받아주었다. 이번의 통보마저 일종의 자비였다. 언제든 그냥 ‘해체하겠다’고 말하면 충성할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그는 일부러 약하게 굴어주었다.
“알겠습니다, 돈 죠르노. 넓은 아량에 감사드립니다.”
다른 간부들 앞에서 행해진 공식적인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지베토는, 그것이 남들의 눈에는 네가 언제든 죽어도 상관없다는 의미로 보일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상관없었다. 아무런 내막을 모르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든지, 그들의 상호 신뢰는 굳건하며 그들이 처한 상황은 그 누구의 배신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단테.”
“응.”
나란히 회장에서 나온 두 사람의 대화는 소름 끼치도록 건조했으며, 무엇보다도 눅눅했다.
너는 이제부터 나의 행동대장이야./그래, 알아./너는 이제부터 나의 사람이야…./응, 그래./…미안해.
잔인하며 정 많은 신 파시오네의 임원진은 이런 방식으로 재구성되었다. 단테도 이것만이 자신을 멋대로 살려낸 그들이 오롯이 외부의 책임을 떠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고 있었다.
‘바보 같아….’
그러게 왜 나를 책임지려고 만용을 부려서. 괴롭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외부의 짐은 그들이 대신 맡아주었으니까, 내면의 짐은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나의, 우리의 암살팀은 없어졌다. 그렇지만 나는 그들의 의지를 계승해 배신하였으며, 승리하였다. 그러니까 억지로 붙여진 목숨을 일부러 버리는 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돼. 이제 나의 책임은, 그때 우리들이 그랬듯이 나를 다시 살게 해준 이에게 충성하는 것일 테니까. 형제들도 이 정도면, 자랑스럽게 여겨줄 거야. 그렇지…?
‘진짜로, 바보 같아…. 내 주제에 누굴 혼자 둘 수 없다고 생각해 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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