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4)
Vendetta “단, 나는 너희에게 따라오라고 명령하지는 않겠어. 같이 와 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아….” 브루노 부차라티가 드디어 보스를 배신했다. 지베토 아마빌레가 그의 선언을 듣고 한 첫 번째 생각은 그것이었다. ‘드디어.’ 그건 그렇고, 한 명의 소녀 때문에 출셋길을 마다하고 보스를 배신하다니, 참 부차라티다운 행동이었다. 제각기 멍청한 이유를 대며 차례로 조직을 배반하는 팀원을 보며, 푸고는 절망적인 얼굴이었다. 지베토 아마빌레는 미스타에 이어 발을 뗐다. “아마빌레…! 당신까지…. 미스타를 따라가는 겁니까?” “어머, 실례네. 너는 이해하지 못할 것 같으니 확실히 말해줄게. 부차라티의 말을 듣고 나는 ‘드디어’라고 생각했어. 나에겐 이유가 있거든. 내게 이것은 단순한 배반이 아니라 명예를 건 벤데타이기에!” 그..
대화록 [면담자: Aretha][피면담자: Ziam] 본 대화록은 스피드왜건 재단 직원의 입회하에 진행된 면담의 기록이다. 피면담자인 Ziam은 DIO의 사망 확인 이후 발견되어 일시적으로 스피드왜건 재단에 구속되어 있으며, 스피드왜건 재단의 고문을 맡고 있는 면담자 Aretha의 요청으로 해당 면담이 진행되었다. 면담자와 피면담자 양측 모두 모든 대화가 기록되는 것에 동의하였으며, 이후 기록에서 면담자를 A, 피면담자를 Z로 표기한다. A: 오랜만에 또 만나네, 지암.Z: 아, 뭐, 그렇네요. 그때 어쩌다 만나고 쭉 못 봤으니까.A: 의미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정식으로 자기소개를 좀 부탁할게.Z: 이름은 지암. 성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 나이도 중요하지 않아서 모릅니다. DIO님과 만난 날, 즉 생일은..
어느 날 오후의 두 사람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일상 속, 어느 나른한 오후였다. 본성을 숨기며 지내는 그에게 드물게 편안한 그 아이와의 시간. 그 아이와 있을 때면 숨기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 아이는 이 거대한, 사람 많은 저택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였다. 심지어는 말하지 않아도 그 아이는 이해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자신의 야심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않았건만,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걸 알고 있음에도, 고발하거나 말리는 일 없이, 더 나아가서는 아예 그걸 입 밖으로 내는 일 없이 그와 어울리고 있다. 이것보다 더 확실한 증명은 없었다. 이것보다 더 확실하게, 그 아이가 그의 편이자 그와 같은 악인임을 증명할 수는 없었다. 당연히, 그건 그 아이에게도 그랬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린 메이드에게 주어진 짧은 휴식 시..
사제의 재회 이런, 지암. 나의 못난 제자. 내가 너를 잘못 평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구나. 성숙한 신의 음성이 머리에서 울려 퍼졌다. 입을 열지 않고도 말할 수 있다는 것처럼 차분하게 웃고 있는, 만물의 어머니로 보이는, 그분. “아…. 오랜만이에요, 선생님. 선생님은 낙제생이 재능을 보이는 건 영 좋아하지 않는 타입일 텐데, 어쩌지?” 그리고 바로 그 앞에, 작고 연약한, 어린, 미숙한, 너무나도 인간적인, 나의 신이 서 있었다. 모든 기억을 가지고, 원래 하자품이었기 때문에 부서질 수 없는 상태로. 만물의 어머니, 내 불효의 수신자, 그녀가, 불쾌한 듯이 지암을 바라본다. “솔직히 예상 밖이었단다. 평범한 인간은 자신의 모든 다중우주 속 기억을 머리에 넣고 정신 멀쩡하게 서 있을 수 없으니까. 하긴, 그 몸의 ..
이상형 이변은 원래 예상할 수 없게 일어나는 거라지만, 변하지 않으리라 굳게 믿었던 세상이 흔들리는 것은 사람에게 큰 충격을 주는 법이다. 세상이 고작 이딴 이유로 흔들려도 돼? 하고 다들 말할 테지만, 세스에겐 세상의 종말보다 지암의 변심이 더 세상을 뒤흔드는 일이었다. 그랬다. 항상 자신만을 좋아할 것 같던 대장에게 말 그대로의 이상형이 나타났다. 이전에도 몇 번 물어봤을 때 들었던 대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남자다. 그나마 자신의 취향에 근접한 건 샤슈 씨라고 했던가, 대장의 마음에 새로 들게 된 이 위르트라는 양반은 그와 조금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저 아저씨는 신인이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외형은…. 조금 자만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샤슈 씨의 풍채와 외견에 자신의 흐트러진 느낌을 합친 것 같았다. ..
첫 키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뱀의 깃털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재규어의 눈동자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