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재회
이런, 지암. 나의 못난 제자. 내가 너를 잘못 평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구나. 성숙한 신의 음성이 머리에서 울려 퍼졌다. 입을 열지 않고도 말할 수 있다는 것처럼 차분하게 웃고 있는, 만물의 어머니로 보이는, 그분. “아…. 오랜만이에요, 선생님. 선생님은 낙제생이 재능을 보이는 건 영 좋아하지 않는 타입일 텐데, 어쩌지?” 그리고 바로 그 앞에, 작고 연약한, 어린, 미숙한, 너무나도 인간적인, 나의 신이 서 있었다. 모든 기억을 가지고, 원래 하자품이었기 때문에 부서질 수 없는 상태로. 만물의 어머니, 내 불효의 수신자, 그녀가, 불쾌한 듯이 지암을 바라본다. “솔직히 예상 밖이었단다. 평범한 인간은 자신의 모든 다중우주 속 기억을 머리에 넣고 정신 멀쩡하게 서 있을 수 없으니까. 하긴, 그 몸의 ..